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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방420

꽉 찬 배추 속처럼 토끼의 해가 꽉 찬 배추 속처럼 차버렸습니다 어떻게 채워져 왔는지 앞만 보면서 말입니다 배추 속이 채워질 때 목도 마르고 바람도 귀찮을 법도 한데 오롯이 임무를 다하고 보니 열두줄의 속잎이 탄생했답니다 봄부터 겨울까지 잘 살아온 거예요 한 해를 보내고 한 해를 맞이하는 이 맘 때쯤엔 여럿 마음들이 생겨났는데 이런 맘도 나이 탓일까요 그냥 꽉 찬 배추 속처럼 한 해의 삶이 탄탄했구나 여겨집니다 고운 님 보내듯 토끼해도 잘 보내시고 청룡의 힘찬 한 해 행복으로 맞으십시오 두손 모웁니다. ♥♥♥ 2023. 12. 29.
그런 날인 갑다 둥지를 떠난 후 매일 아침마다 전화하는 두 아들! 어제 아침 막내아들전화다. " 엄마 잘 주무셨어요? 아빠는?" "응, 다 잘 잤지, 아들은?" " 두 시간 잤을까요, 하품만 하구요, 그런 날이 있다더니 그런 날인 갑다, 생각했어요 " 한다 ㅎㅎㅎ '그런 날인 갑다'란 말이 참 잘 어울리는 막내, 기특도 하다. 늘 그래왔듯이, 항상 긍정적인 말투가 어미맘을 편케 한다. 살다 보니 흐린 날도 있고 비 오는 날도 있고 바람 부는 날도 있고 요즘처럼 눈이 많이 와서 기뻤다가 귀찮다가는 어느새 밤은 지나가고 다시 햇살은 곱게 동녘하늘에서 나타나고..." 암~암! 오늘도 좋은 날 되거라~아들! " " 네, 엄마두요 " 의례히 출근직전 전화하는 아들들! 어젯밤도 잘 잤는지 사뭇 전화오기를 기다리는 엄마의 마음.^^.. 2023. 12. 21.
흙으로 돌아가는 길 예전에는 몰랐었지 생각조차 못했었지 나무 꼭대기에 앉아 별도 달도 모두 다 따 올 것만 같았는데 찬바람 갈바람이 한바탕 감겨드니 우수수 떨어진 낙엽이 처량도 하다 흙에 드러 누운 길 다시 돌아가는 흙으로 가는 길... (12/11) 2023. 12. 11.
12월의 장미 어쩌다 엄동설한에 핐지 때도 아니련만 이상도 한 거다 철없이 태어난다는 건 내 몫이 되고 잘 살아가는 것도 내 몫이라네 쏙닥 쏙닥 5월의 장미는 단체행동으로 이쁨을 받았지만 12월의 장미 소중한 모습으로 홀로 피었구나 춥지는 않았는지 몰라 예쁘고 사랑스러운 네가 밤새 감기라도 들까 봐 걱정거리가 또 생긴 날이다. (12/3) ♣ 열반송 / 자승스님 ♣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가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 ★ 2023.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