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방420 그 날 사박사박 산책길 지난 해 보아 둔 단풍길에 들어선다 어디선가 박수소리가 요란하게 들러오고 오롯이 날 기다리기라도 한 듯 붉게 빛나는 용광로 터널 나! 숨이 탁 멈춘다 발걸음도 얼어붙었다 황홀함! 바로 이런 걸 두고 한 말일 게다 그렇게도 갈망해 온 눈부신 자태 찰랑찰랑 빛나는 붉은 별들의 노래는 늦가을의 만추에 응석을 부린다 아! 찬란한 세상이여! 뜨고 감는 눈은 어찌 보면 별게 아니더라 온전 마음속에 가득 담긴 단풍잎 고운 날 두고두고 저장된 날 그날이었다. (11/26) 2023. 11. 28. 慧明花 生日 며칠 전 혜명화 생일이었는데요 이 참에 며느리 칭찬 좀 해볼랍니다. 위 상차림을 큰 자부가 손수 장만했는데요.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제 입맛에 딱 맞는 상차림, 참 고마웠답니다. 울 님들 제 생일 축하해 주세용, 울 어머니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식복이 많아서 좋은 계절에 태어났다구요, 잘 먹고 잘 자고 즐겁게 생활하는 우리 모두가 되어요. 慧明花 生日이였답니당.^^* 2023. 11. 4. 깊은곳 까지 들어온 가을 소리 소문도 없이 살금살금 아파트 마당 앞까지 왔구나. 가까이 오는 김에 내 사랑도 함께 데리고 왔으면 참 좋았겠다. 새 잎이 돋아나고 풍성한 숲을 이루는 동안에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컸었으니까. 창 밖엔 잠시 가을 깔롱이 두 어깨를 치켜세우고 그리운 맘 움켜쥔 한 줌바람의 넋살에 울까 웃을까. 알록달록 물이던 비빔밥 한 그릇. 2023. 10. 30. 주인공(主人公) 한 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나의 주인이라는 의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누구의 자식으로, 누구의 남편과 아내로, 누구의 부모로 살아가는 동안에 우리는 이미 석양에 물이 든다. 주인공! 내 육신은 무엇이며, 내 마음은 내 것이든가, 잘 영근 금빛 들녘에서 두 팔 훠이훠이 저어 새 쫓는 허수아비는 자기가 주인이란 걸 알아차림이나 할까! 그리고 두팔은 얼마나 아플꼬! 여기도 있었네, 인고의 세월을 잘 견뎌낸 나뭇잎 들도 가을채비를 돈독히 하는구나, 애썼다. 삶에 마지막까지 용쓰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이 세상에 태어난 주인공이기 때문이야. ^^* 2023. 10. 20.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