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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달개비풀

by 慧明花 2023. 10. 10.

생각이 날 것 같으면서도

생각이 나질 않는 너의 이름

 

어릴 적 엄마께서 너를 보고 말씀하셨지

바위 위에 얹어 놓으면 말 탔다 소리 지른다고

강한 생명력을 가진 너라고

 

운동길에 오고 가다가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는 너를

 

아무리 생각해도

너의 이름이 생각이 나질 않았다

 

여은 삼일이 지난

오늘도 부지런히 길을 걷다가

 

일단은 사진을 담아서 저장해 놓고

알아보기로 마음먹었다

 

촬칵, 촬칵!

옴마야, 번쩍 떠오르는 달개비의 이름석자

달개비, 달개비, 달개비...

 

넌 나를 이렇게도 애를 태웠다

달개비란 이름 석자가...

 

달개비 / 20231010 ^^* >

★ 달개비꽃 / 김춘수 ★

 

울고가는 저 기러기는

알리라,

하늘위에 하늘이 있다

울지않는 저 콩새는 알리라

누가 보냈을까

한밤에 숨어서 알금앙금

눈뜨는,

 

__김춘수시집 「달개비꽃」 (현대문학 2004년) 중에서__

 

 

 

김춘수시인님 (1922 ~ 2004년) 경남 통영 출신으로 1946년

「해방 1주년 기념 사화집」에 '애가' 를 발표하면서 문학 활동을 시작

1948년 첫시집 「구름과 장미」 를 비롯 「늪」 「기(旗)」 「인인(隣人)」

「꽃의 소묘」 「부가 페스트에서의 소녀의죽음」 「의자와 계단」

「거울속의 천사」 「쉰한 편의 비가(悲歌)등 25권의 시집과 시선을 냈구요.

 

이와 함께 7권의 시론집과 7권의 산문집을 냈습니다.

소월시 문학상 특별상, 청마문학상,인촌상, 대산 문학상, 경상남도 문화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습니다.

 

김춘수 시인님은,

꽃의 시인답게  「달개비꽃」 이란 제목의 마지막 시집을 우리에게

건네 주었네요. 시인님은 2004년  11월에 돌아가셨습니다.

 

그 전에 자신의 시집이 될 「달개비꽃」을 손수 편집해 두었다고 합니다.

결국 출판된 시집을 못보고 돌아가셨어요.

 

전 때 입으로 중얼중얼 거리며 되뇌이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김춘수 시인님의 짧은 달개비꽃 시어는

나이테를 흠뻑 먹은 지금 나에게도 잠못드는  

이 밤에 앙금앙금 눈 뜨게 하는... 시다.

 

<20231010 / 달개비풀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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