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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방

무작정 나선 길

by 慧明花 2021. 5. 20.

허허로움 달랠 길 없어

무작정 나선 길

 

신발을 무엇으로 신었는지

질질 끄는 소리에 아래를 내려봅니다.

 

생각 없이 나선 길엔

생각 없이 따라나선 내 신발이

슬리퍼였드랍니다.

 

달그락 달그닥

내 마음 따라 이동하는, 달 그다지 이를 보며

그만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무슨 연유로 신발이 되어

주인 가는 대로 가야 하고, 오는 대로 와야 하고요

그렇지만 사이가 좋습니다.

 

발 아래를 바라 보며

사랑의 힘을 얻었으니까요

 

무작정 나선 길에

나의 동반자,

 

나 있음에 너 있음이요,

너 있음에 나 또한 있음이니

한없이, 한없이 사랑하렵니다.

 

무작정 나선 길에

나의 동반자.

 

 

(무작정 나선 길/ 20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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