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둥그레 밝다
간혹 구름사이로 들렸다가 나오는데
늘 한결같아 그리움도 보고픔도 안겨주는
보름달이라서 일까
만월은 많은 인연들을 품고 있는 만인의 얼굴이다
어머님도 아버님도
이 땅을 밟고 떠나신 숱한 어르신들도..
어릴 적 밤이 무엇이길래 그토록
대문밖을 못 나가게 하셨는지
딸내미 잘 키워서 좋은 가문에 시집보내야 한다고
철통같이 단속을 하셨던 우리 부모님
보름달을 보겠다며
밤낮을 모르고 쏘다니던 임이랑 숙이는
좋은 남편 골라서 시집도 잘도 가더니만..
달이 하도 밝아서 달력을 보니
벌써 보름날에 보름달이 둥그레 떴다
그리움도 한아름
보고픔도 한아름
추억도 한지게를 졌다.
<2024.0720/어제저녁달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