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의 해가
꽉 찬 배추 속처럼 차버렸습니다
어떻게 채워져 왔는지
앞만 보면서 말입니다
배추 속이 채워질 때
목도 마르고 바람도 귀찮을 법도 한데
오롯이 임무를 다하고 보니
열두줄의 속잎이 탄생했답니다
봄부터 겨울까지 잘 살아온 거예요
한 해를 보내고
한 해를 맞이하는 이 맘 때쯤엔
여럿 마음들이 생겨났는데
이런 맘도 나이 탓일까요
그냥 꽉 찬 배추 속처럼 한 해의 삶이
탄탄했구나 여겨집니다
고운 님 보내듯
토끼해도 잘 보내시고
청룡의 힘찬 한 해 행복으로 맞으십시오
두손 모웁니다.
<慧明花 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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