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가 무거운 입을 뗀다
우리 엊그제 등산길에서 예쁘다고 한 그 꽃 있잖아, 그 꽃을 꺾어다 꽃꽂이하면 안 될까? "
안될 것도 없지 모, 가 보자 그럼 " 둘은 조바심을 가지면서 예쁜 꽃이 있는 자릴 당도하긴 했는데... 누군가가 볼까 봐서 꽃가지에 손가락이 가다 말고 움츠려 든다, 자야는 이리저리 살펴보다가는 꽃봉오리만 몽실몽실한 아직 피지 않은 제법 튼실한 넘을 한 가지 꺾었고, 慧明花는 눈앞에 보이는 쪼끔 한 가지를 무려 세 가지나 꺾어 각자 집으로 향했는데.... 가슴이 콩당콩당 ㅠㅠ
집에 와서 꽃꽂이를 해 놓고는
죄를 짓지 않았나 상심이 크게 자리한다. 나무에 그대로 놔두었으면 이 꽃들이 더욱 오래도록 건강하게 행복한 날들일 것을... 자연을 훼손한
자야는 주범자, 나는 공 범자라고 해야 맞는감? 암튼 큰 가지 하나 꺾은 자야가 죄가 더 큰가요? 아님 쪼그만 가지 세 개나 꺾은 慧明花죄가 더 큰가요? 판결좀 해 주시와요, 이미 죄는 지어놨고 꽃병 속에 꽃들은 이사했다고 좋아들 하고 있는뎅~호호....^^*
◀ 어우렁 더우렁 시 / 박미리 ▶
와서는 가고 입으면 벗고
잡으면 놓아야 할
그 뻔한 윤회길에
우린 어이타 인연 되었을꼬
봄날의 영화 꿈인 듯 접고
너도 가고 나도 가야 할
그 뻔한 길 왜 왔을까 싶어도
그래도 아니 왔으면 후회할 테지
노다지처럼 널린 사람 때문에 웃고
가시처럼 주렁 한 아픔 때문에 울어도
그래도 그 소풍길 아니면
그대와 나
칡넝쿨처럼 어이 휘감겼을까
한 세상 세(貰) 들다 가는 길
말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
빈말 안되게 어우렁 더우렁
그렇게 살다 가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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