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강변을 오늘은 산으로, 불이 이산 저산 옮겨 다니는데 한쪽에선 어기지 않고 찾아오는
이 애들, 예쁜 꽃들을 보면서 기뻐해야 할지 어찌해야 할지, 슬픈 산불에 먹먹하기만 한데...
산길을 올라서니 어느새 히어리가 대롱대롱 꽃노래 부르고, 박태기 꽃송이도 앳된 모습으로
얼굴 내밀고, 진달래랑 개나리도 시절인연에 힘입어서 조심스러운 함박웃음이 부담스럽다.
뿌연 연기와 황사로 인해 시야가 흐리지만 무슨 대순가! 산불로 아까운 생명들을 앗아간 화마에
예쁜 꽃순이들을 보아도 편하지가 않다. 며칠을 온 국민들이 아파하고 슬퍼하는 참담한 날들이다.
건강하게 잘 자란 산수유랑, 귀걸이처럼 바람결에 찰랑이는 히어리도, 살구꽃이 필 때면
돌아온다든.. 노랫말이 생각나는 살구꽃도 그저 이겨낼 수 있는 건 세월이 가야 한다기에...
멀리서 보니 바람결에 흔들리는 게 또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개암나무란 애다. 원산지는 우리
나라, 약용으로도 쓰인다는 개암, 위를 쳐다보는 명자꽃이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는 산이다.(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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