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길을 걷는데 어디선가 아스라이 들려오는 다툼 섞인 말!
아냐, 내가 더 아름다워 " 아니래두 내가 더 예쁜걸 어찌 그렇게 말을 해? " 아웅다웅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백도라지꽃과 보라색도라지꽃이 서로 잘났다고 아우성이다.
그래서 혜명화가 가까이 가서 두 애들이 싸우는 걸 말려 보겠다고 자세히 관찰에 들어 갔다.
아직 피지 않은 애는 오각형의 꽃 잎으로 얼굴을 감싸 안았고, 이미 활짝 피어 꽃 대궁엔 벌써
씨앗 주머니가 꽉 찬 애들도 있고, 한 창 청년기에 몰입한 애들에겐 벌 나비가 이리저리 향기에
취하고 있다.
뭐가 다르리!
보라는 보라여서 아름답고, 하양은 하해서 아름답다. 그래서 " 나 모르겠어, 너네들이 알아서 해."
어쭙잖게 남들 쌈박질하는데 괜스레 나서고 보니, 부끄럽기도 하구 미안하기두 하구 총총걸음으로
산속 밭길을 냅다 달려 나왔다. 나 얼굴은 어느새 홍당무로 변해있었다. 미안해 도라지 꽃들아!!
백도라지는 보라색도라지보다 약 효능이 더 좋다 한다.
옛 어른들의 말씀을 빌리자면 기관지나 폐에 좋은 백도라지는 기침이나 백일해등
호흡기 질환에 큰 도움을 준다고 전해지고 있다.
'사진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주 연못 연꽃을 찾아서 (37) | 2024.07.11 |
---|---|
저녁 노을 (6/4) (41) | 2024.07.05 |
새벽 산책 길에서 (37) | 2024.06.24 |
비금도 가는 길 (51) | 2024.06.23 |
능소화의 꿈 (80) | 2024.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