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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방

이웃집 이상한 언니

by 慧明花 2024. 6. 3.

 

꽃 밭을 그냥 지나치는 언니! 멀리서 보니 그 언니였다. 뒤를 뛰어가면서

 "언니! 언니!"라고 크게 불렀지만 못 들은 건지 그냥 간다. 헐레벌떡 뛰어가서 뒷 저고리를

끈다. "누구? 내 부를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하면서 뒤돌아 본다. 이웃과는 담을 쌓았는지 나 밖에 

모른다는 언니말씀! 그것도 이상한데 더 이상한 건... 이런 거였다, 츠~~~ 암!!

 

"언니? 꽃 참 이뿌징, 여기 꽃들이 즐비한데 눈길 한번 안 주고 어찌 그냥 가십니까?"

 

"꽃이 꽃이지 뭐가 예쁘니? 난 이해가 안 가, 우리 집 아저씨는 많은 화분들과 잉꼬새랑 원숭이 

부부랑 귀찮을 정도로 들여놓고서 살피고 또 살피는데, 난 꽃이지 뭐! 짐승이지 뭐! 이런 식으로

거들떠보지 않아, " 하신다,  옴마야 세상에나!  이 언니는 과연 어떤 분이실까요? 궁금타아!

아니!  내가 더 이상한 사람인가요, !?

 

큰 바위를 보노라면 우직한 게 천년을 버텨온 힘찬 장군 같고, 작은 돌멩이를 가만히  보노라면

이 애가 닳고 닳아서 나이가 떠 오르고, 여리디 여린 풀 속에서 예쁜 꽃을 피워낸 아이들을 보노라면

대견스러워 다독이며 사랑을 주고픈 심정인데, 나 이 맘 말을 했다간 큰코다칠 것은 분명한 일!

앞으로 이 언니를 가까이한다는 건 내 마음을 다칠것만 같다.  과연  이 언니는 무슨 재미로 살까?

마음이 이상도 할 적에, 시야가 탁 트인 보성 오봉산을 친구가 통째로 보내줘서 고맙다

두 팔을 활짝 펴고 야~~~ 호!  큰 소리로 외쳐본다. 검색해서 보는데 참 볼거리가 많다

자연의 섭리대로 바위가 갈라져 돌멩이가 되고 돌맹이가 닳아서 작은 돌이 되니

정신이 맑으신 위대한 분들이 탑을 쌓는다. 얼마나 감격스러운가! 

오봉산의 마애불상은 오로지 자연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불상 앞에서 친구는 합장을 했단다.

산악회 회원님들의 건강과, 산을 좋아하고 꽃을 좋아하는 나를 기억해서 한 컷 더 애를 써서

보내준다는 내 친구! 마애불상 앞에서 나를 생각한 건 무척 반갑고 기쁜  일이다.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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