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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방

아버지의 봄

by 慧明花 2024. 4. 7.

 

문득 아버지의 봄이 생각납니다

논두렁에 앉았던 문간방 김노인은

담배잎만 둘둘 말아 뻐끔뻐끔 연기만 품어댑니다

 

청명 한식이라!

먹 향기만 가득 찬 아버지방에서는

봄이란 걸 느껴셨는지 청명이란 말씀이 새어 나옵니다

겨우내 얼었다 녹은 우리 논두렁은 흙이 밀려 무너졌는데

일꾼과 아버지는 막상막하십니다

농업이지만 농사일을 못하시는 우리 아버지

논가에 서서만 있어도 일꾼 열몫을 한다는  걸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해가 뉘엿뉘엿 서산에 기울면

대충 쌓아 올린 문간방 김노인은

흙 묻은 발을 툴툴 털면서 밥상머리에 앉습니다

아버지는 김노인이 안쓰럽습니다

수고했네, 어서 많이 드시게 "

우리 집을 찾은 길 손이 아버지께 인사를 올리라 치면

됐네, 됐네 그냥 이리 앉으시게나," 하시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봄날이 그립습니다.이제 먼 곳으로 가시고 아니

계신 울 아버지! 아버지 생각나서 아버지가 쓰셔 만든 책

꺼내 봅니다.  (4/7) ^^*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即見如來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무릇 있는바 모든 현상은 다 이것이 허망하니 만약 모든 현상이

진실상이 아닌 줄을 알면 곧 여래를 보느니라.)

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

 

(만일 모양으로 나를 보려 하거나 음성으로 나를 찾으려 하면 이는

곧 삿된 도를 행하는 자라, 여래를 길이 볼 수 없으리라.)

 

<金剛經 사구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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