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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방

보구싶다, 권자야!

by 慧明花 2020. 6. 28.

어느해 여름날

이맘 때쯤이련가

 

우린 한라산을 올랐었지 

비가 오는데

우의를 입구서

성판악으로 올랐었지

 

앞서거니 뒷서거니

이름모를 예쁜 꽃들에게

인사도 건네면서..

 

정상에 올라

비바람 몰아치는데

백록담의 모습도 눈에 담지 못하고

관음계곡으로 계단을 밟았다

 

약 이백미터쯤 내려왔을까

햇빛이 얼굴을 쏘옥 내미는데

권자 넌 다시 정상을 향해 아무말없이

뛰어 올라가더라

 

뒤돌아 나도 뛰었고

내려가던 釜山친구들도 따라 올랐고

말없는 권자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렸으니까

 

덕분으로 일곱번이나 갔어도

못보았다는 영험스런 백록담을

우린 그 때 환호의 메아리를 남기며

기쁨에 꽉 찼었지

 

고맙다,권자야!

보고싶다,권자야!

 

오늘같이 한가로운 날엔

더더욱 네가 보구싶어진다

착한 내 친구!

사랑했던 내 친구!

 

한라산을 떠 올리면

바로 다가오는 너의 힘찬 에너지

지금은 어디서 무엇하고 있을까?

훌러덩 가버린 추억속의 그 날들

그립다,권자야!

 

2020.06.28/권자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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