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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스크랩] 산에 오르는 것도 급과 단이 있다

by 慧明花 2017. 7. 30.
    산에 오르는 것도 급과 단이 있다 mountain climbing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산에 가는 것도 급수와 단수가 있답니다. 당신은 몇 급? 아니면 몇 단이신가요? * 8 급 : 타의(他意)입산 공휴일이면 TV 리모컨을 쥐고 산다. 회사에서 결정된 산행에 어쩔수 없이 따라 나선다. 특징 : 멀쩡한 하늘에서 갑자기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산행이 취소되기를 은근히 바라는 놀부심보가 든다. 관련 이미지 * 7 급 : 증명(證明)입산 산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사진 찍으러 간다. 애써 걷기보다 물 좋고 경치 좋으면 장소 안가리고 스태플러 찍듯 ’찰칵찰칵’ 사진 찍느라정신이 없다. 특징 : 경관 좋은 곳을 배경으로 증명사진 찍는 버릇이 있다. 그 사진을 산에 갔다 왔다는 증거로 활용한다. mountain climbing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 6 급 : 섭생(攝生)입산 오로지 먹으러 산에 간다. 배낭 가득 먹을거리를 챙기고 계곡을 찾아 음식을 탐한다. 특징 : 엄청 먹었는데도 음식의 절반 이상이 남아 다시 지고 내려온다. 그리고 ’아, 나는 왜 요즘 이리 입맛이 없을까’ 자신의 몸걱정을 한다. 관련 이미지 * 5 급 : 중도(中道)입산 산행을 하기는 하되 꼭 중도에서 하산한다. 그리고 제 다리 튼튼하지 못함을 탓하지 않고 꼭 뫼만 높다 탓한다. 특징 : ’뭐 꼭 정상을 올라야 하나. 올라가면 누가 밀가루 배급이라도 준단 말이냐’ 자기 합리화를 빠뜨리지 않는다. mountain climbing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 4 급 : 화초(花草)입산 줄곧 집에만 있다가 진달래, 철쭉 피는 춘삼월이나, 만산홍엽 불타는 가을이 되면 갑자기 산에 미친다. 특징 : 예쁜 꽃이나 단풍을 꼭 끼고 사진을 찍는다. mountain climbing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 3 급 : 음주(飮酒)입산 산을 좀 아는 인간이다. 산행을 마치면 꼭 하산주를 마셔야 산행이 완결됐다고 주장한다. 산을 열심히 찾는 이유가 성취감 뒤에 따르는 맛난 하산주 때문이라고 믿는다. 특징 : 술의 종류, 알콜도수, 값을 막론하고 그저 양만 많으면 된다는 두주불사형이 많다. mountain climbing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 2 급 : 선수(選手)입산 산을 마라톤 코스로 생각하고, 산을 몇 개 넘었다느니, 하루에 이렇게 많이 걸었다느니 하는 걸 무지하게 자랑한다. 그러나 달리기 시합에 나가면 기록은 신통치 않다. 특징 : 이 인간을 따라 나서면 대개 굶게 된다. 먹을 때도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 해치우고 오로지 걷고 또 걷는다. * 1 급 : 무시(無時)입산 산행의 정신을 좀 아는 까닭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제사가 있으나, 아이가 아프나, 계획한 산행은 꼭 한다. 특징 : 폭풍이 몰아쳐 ’오늘 산행 취소지요?’하고 물으면 ’넌 비온다고 밥 안먹냐?’하며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단순무식이 돋보인다. * 초단 : 야간(夜間)입산 시간이 없음을 한탄하며 주말은 물론, 퇴근 후 밤에라도 산에 오른다. 산에 가자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산병 초기증세가 나타난다. 특징 : 산꼭대기에 오르면 지가 무슨 늑대라고 "아~우~" 달을 보며 소리 지르는 해괴한 모습을 가끔 보인다. * 2 단 : 면벽(面壁)입산 바위타기를 즐겨서 틈도 없는 바위에 온몸을 비벼 넣으며 바위가 애인인 듯 안고 할퀴고 버팅기고 하면서, 바위를 상대로 온갖 퍼포먼스를 한다. 특징 : 이쯤 되면 대학 졸업 때까지 책 10 권도 못봤단 말이 실감난다. * 3 단 : 면빙(面氷)입산 날씨가 추워지기를 학수고대한다. 얼음도끼와 쇠발톱을 꺼내놓고 폭포가 얼어 붙기를 축원하다가, 결빙소식만 들으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 얼음에 몸을 던진다. 특징 : 빙판길에 가족이 넘어져 다쳐도 겨울은 추워야 한다고 ’박박’ 우긴다. * 4 단 : 합계(合計)입산 더 높고 어려운 산은 없나, 눈에 불을 켠다. 산에 관한 정보를 찾으려 외국 원서를 번역 하며 평소 안하던 공부를 하기도 한다. 특징 : 산병(山病)중증환자로서 ’운수납자’ (雲水衲子:탁발승을 멋스럽게 부르는 말)
    흉내를 내어 고행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mountain climbing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 5 단 : 설산(雪山)입산 드디어 설산인 히말라야로 떠나게 된다. 생즉필사(生卽必死), 사즉필생(死卽必生)이라... 알듯 모를 듯, 비장한 출사표를 내고 설산에 도전한다. 특징 : 설산으로 간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돌아왔다는 소식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 6 단 : 자아(自我)입산 드디어 산심을 깨닫고, 진정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마음 속에 있음을 알게 된다. 따라서 무조건 높고 험한 산에 취해 잊고 있던 ’사람과 산’의 관계를 알게 된다. 특징 : 국가에서 주는 훈장을 가끔 받는 경우가 있다. 그동안 집사람에게 찍혔던 ’산에 대한 집념’이 비로소 결실을 거둔다. * 7 단 : 회귀(回歸)입산 산의 본질적 의미는 자신을 발견하는데 있다는, 머리에 쥐나는 진리를 깨닫고, 다시 우리나라의 낮은 산을 찾게 된다. 특징 : ’걷는자 만이 오를 수 있다’는 지극히 쉬운 원리를 어렵게 깨우친 충격을 못이겨, ’실실’ 웃는 하회탈 모습으로 평소의 표정이 바뀐다. mountain climbing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8 단 : 불문(不問)입산 ’산 아래 산 없고 산 위에 산 없다’ 라는 평등 산 사상의 경지에 이른다. 입신의 경지라고 할 수 있다. 특징 : 묻지마 관광처럼, 산에 오르는 이유를 묻지 말라는 선문답을 하며
    유유자적 산을 즐긴다. * 9 단 : 소산(小山)입산 작은 산도 엄청 크고 높게 보는 겸허한 안목이 생긴다.
    작은 산을 즐겨 찾으나, 죽어도 ’힘들어서 높은 산을 못올라간다’ 는 말은 안한다. 특징 :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과 비례하여 입에 양기가 오른다. 남산 정도의 산행을 끝내고도, 하산주를 마실 때면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이 엄청 길어진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작은 산이 되어, 볕 잘 드는 산자락에 후배들의 전송을 받으며 산을 만들어, 영원히 산에 든다. mountain climbing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시 이원규 / 곡 안치환 / 노래 안치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 거든 불일 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 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 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 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 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출처 : 나무아미타불
글쓴이 : 해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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