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혼자라는 외로움이 잔득이나 밀려 와
바보처럼 외로웠습니다,
아이들이 떠난 빈 방에서
너부지리 흐트려 놓은 책들을
챙기면서도
바보처럼 외로웠습니다,
작년 겨울 어느 날에
삐꺼덕 거리는 병실 침대에서
링켈 꽂은 팔을 바라 보면서
바보처럼 외로웠습니다,
서쪽으로 넘어가는
노을 빛이 하도 고와
나의 걸친 누더기 옷을 비출 때에도
바보처럼 외로웠습니다,
파아란 강물이
잔잔히 흘러 돌아
나도 따라서
흘러 돌아 갈때도
바보처럼 외로웠습니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날에
창 밖에 부딪히는 빗 방울 바라보며
바보처럼 외로웠습니다,
예전에 몰랐던
그리움들이 한닢 두닢 밀려와
동네친구 그립다가 이내
바보처럼 외로웠습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아득히 멀기만 한데
바보처럼
외롭게 길을 나서갑니다,
바보처럼 외로움만 가득 안은 체,,,
7,15/ye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