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방690 차 한잔 하시겠어요 찬바람이 휑하니 불어 와 옷 깃을 여미게 하는 요즘입니다. 따뜻한 한 잔의 차가 그리운 계절이기도 하구요, 정이 깊은 분과 함께라면 금상첨화겠죠! 이해인님의 "차 한잔 하시겠어요?" 의 시를 올려봅니다. ◀ " 차 한잔 하시겠어요 " ▶ 사계절내내 정겹고 아름다움이 초대의 말에선 연두빛 풀향기가 난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 설렘을 진정 시키고 싶을 때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싶을 때 우리는 고요한 음성으로 " 차 한잔 하시겠어요? " 한다 낯선 사람끼리 만나 어색한 침묵을 녹여야 할 때 잘 지내던 사람들끼리 오해가 쌓여 화해의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 우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 차한잔 하시겠어요 " 한다 혼자서 일하다가 문득 외롭고 쓸쓸해질 때도 스스로에게 웃으며 " 차 한잔 하시겠어요? .. 2020. 11. 13. 전쟁터에도 세월이 흐르면 국화가 핀다 狐眠敗梯하고 兎走荒垈하니 盡是當年歌舞之地요 호면패제 토주황대 진시당년가무지지 露冷黃花하고 烟迷衰草하니 悉屬舊時爭戰之場이라 노랭황화 연미쇠초 실속구시쟁전지장 盛衰何常이며 强弱이 安在요 念此면 令人心灰로다 성쇠하상 강약 안재 염차 영인심회 여우는 무너진 섬돌에 잠들고 토끼는 거칠어진 궁궐터를 달리나니 이는 다 당시 노래하고 춤추던 곳이요. 이슬은 국화에 싸늘하고 안개는 마른 풀에 감도나니 이는 다 옛날의 싸움터라. 성함과 쇠함이 어찌 항상 같을 것이며 강함과 약함이 어디 있겠느뇨. 이를 생각하면 마음을 재처럼 싸늘하게 하는도다. [해설] 번영하는 것도 멸망하는 것도 모두가 일시적인 것입니다 어느쪽이 강하고 어느쪽이 약한지 비교해 보았자 그것이 무슨 의미를 갖는단 말인가요? 덧없는 세상에서 싸워 이겼다고 으시.. 2020. 11. 12. 지금이 참 좋다 ◀ 지금이 참 좋다 ▶ 환하게 웃어주는 햇살의 고마움으로 아침창을 열면, 흐릿하게 미소짓는 바람이 있어 참 좋다 흩어진 머리카락 쓸어 올리며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처럼 비틀거리는 하루지만 걸을 수 있다는 고마운 두 다리가 있어서 참 좋다 땀방울 방울 방울 이마에 맺혀도 열심히 살아가는 얼굴에 미소가 넘쳐서 참 좋다 힘들고 고달픈 삶이지만 내 곁을 지켜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더욱 좋다 시간이 멈춘다해도 오늘이라는 성적표에 부지런히 살았다는 표시로 밤하늘 달님이 친구가 되어주니 참 좋다 아무 이유없이 그냥...지금이 참 좋다. __글; 안성란__ 2020. 11. 10. 마음에 풍파가 일지 않으면 그 곳이 곧 청산이다 ◀菜根譚(채근담)에 나오는 글입니다▶ 心地上無風淘 隋在 皆靑山綠水 심지상무풍도 수재 개청산녹수 性天中有化育 觸處 見魚躍鳶飛 성천중유화육 촉처 견어약연비 마음속에 풍파가 없으면 이르는 곳이 모두 청산녹수요, 천성으로 화육(化育)함이 있다면 이르는 곳마다 물고기가 뛰놀고 솔개가 나는 것을 볼 것이로다. [해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의 습윤한 풍토는 초목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환경속에서 사람과 자연의 일체감을 길러 왔었습니다. 초목국토일체성불(草木國土一切成佛)이란 말 그대로 만물에 영(靈)이 있는 것으로 보는 애니미즘 종교관은 우리에게도 친근감을 줍니다. 근대합리주의 모순(矛盾) 속에서 태어난 생태학 즉, 인간을 자연의 생태계 중 일부로 보는 자연학적 발상은 예로부터의 우리네 심정과 통하는 바가 있다고 .. 2020. 11. 6. 이전 1 ··· 80 81 82 83 84 85 86 ··· 17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