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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방

얄미운 가을 비

by 慧明花 2024. 10. 15.

 

◀ 얄미운 가을비 / 慧明花 ▶

 

아니 와도

그립다고 말하지 않을 터

그냥 살포시 다가와도

예쁘다고 말하지 않을 터인데

 

내가 그리운 건

내가 바라는 건

네가 아니라 바로 해님이란 사실을..

 

고개를 한참 숙이다 숙이다

목이 휘어지도록 아픔을 참아야 하는데

휘이어도 참아야지, 꺾이진 말아야지

논바닥은 어느새 눈물바다를 이룬다

 

가을비가 내린다

얄미운 가을비가 내린다

애타는 농심에도 아픈 비가 내린다

벼이삭들도 눈물방울 삼킨다

 

삼일만 안 보여도 그대여!

만물들은 그리움으로 가득 찼구나

그리운 나의 뜨거운 태양이여!

힘찬 가을날 풍요로운 들녘이여!

 

 

 

 

 

 

♠ 가을비 / 이해인 ♠

 

여름을 다 보내고

차갑게

천천히

오시는군요

 

사람과 삶에 대해

대책 없이 뜨거운 마음

조금씩 식히라고 하셨는지요?

 

이제는

눈을 맑게 뜨고

서늘해질 준비를 하라고

재촉하시는군요

 

당신이 오늘은

저의 반가운

첫 손님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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