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가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시름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어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 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읍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 시인>
꽃 중에 꽃 모란은
화중지화(花中之王)이라 불릴 만큼 꽃이 우아하고 넉넉해 꽃 중 왕이란 말까지 한다
대단한 꽃이다, 원산지는 중국이며 꽃말은 부귀, 왕자의 품격이 정말 적당한 게다
지난해 담아 둔 위 꽃이 제일 잘 생긴 것 같다. 짬 내서 한 번 보려 가야겠다.
모란이 필 시기 이 맘 때쯤이면
김영랑시인님의 시어가 떠오른다.
오늘도 혼자서 중얼거려 보며 시어 속의
슬픔을 빗 물에 보탠다. (4/20)
ps : 맨 위에 있는 액자속 빨간꽃은 모란꽃( 목단꽃) → 나무에서 잎이나고 꽃도 나옴
아래 진 분홍빛을 띤 꽃은 작약꽃 → 땅 속에 있는 뿌리에서 잎이 돋아나고 꽃도 나옴
( 두 종류 꽃이 잘 헷갈리죠,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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