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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방

해지기 전 집에 들어와!

by 慧明花 2023. 7. 7.

 

철거덕!

육중한 대문이 굳게 닫힌다. 숙이는

철이를 만나고 싶지만 층층 어른에 오빠야 까지

삼엄하게 보초를 서 다시 피 하는데

도저히 빠져나갈 궁리를 해도 

답이 없다.

 

고민 좀 하고 났더니 

어머나! 세상에나! 이렇게 좋은 걸 왜 몰랐을까

입가에 미소가 크게 번진다.

 

숙이가 철이를 만나는걸 식구들이 아는 건지

낮에도 동네애들 만난 다하면 

" 해지기 전 집에 들어와! "

숙이 엄마의 큰 소리셨단다.

 

그런데 저녁노을보다 더 붉게 타오르는 사랑을

도와준 건 장독대가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방마다 하나둘 불은 꺼지고 

장독대 담장에 올라서고 보니 담벼락 넘기는

식은 죽먹기였다. 야호!

 

웃음보가 터지는걸 양손으로 틀어막으며

숙이는 철이를 자주 만났다.

 

동네사람들 볼까 봐서도 오히려 밤이 좋았다

해지기 전 집에 들어오란 말이 귀가 따가웠는데

이젠 안심 푹 하셔요, 할머니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

 

" 해지기 전 집에 들어올께요."

 

<친구숙이생각/20230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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