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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방

진달래

by 慧明花 2018. 3. 29.



해마다 부활하는

시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란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 적이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 눕는

우리들의 지병(持病)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점 흰 구름 스쳐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 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__이해인님의 글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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