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수행
종범스님
우리의 마음이 어느 때는 들뜨기도 하고,
어느 때는 슬프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는데
이것은 어린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똑같다.
그러한 것을 어떻게 다스리느냐 하는 것이 재능과 감정이다.
부모들이 크게 잘못하는 것이 있는데
아이에게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엄청 노력하지만 감정을 다스리는 데는 관심이 없다.
인간이 재능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고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이 필요하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지만
한 순간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서
엄청난 사고를 저질러서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재능과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이 함께 있어야 한다.
화가 나면 반드시 이유가 있는데
만일 바람이 불어서 화가 난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또는 누군가가 떠들어서 화가 난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또 누군가가 미워서 화가 난다면
그 사람과 싸워서 해결해야 할까?
만약 싸워서 행복해지리라 해서 싸움을 해보면
행복해지기보다는 오히려 감정이 나빠진다.
그러므로 싸워서는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경험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싸움 없이 해결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면 싸움 없이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억눌러서 참아야 할까?
참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참다보면 여러가지 병이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
자기의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깨달아서 살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것을 각조(覺照)라고 하는데 섭섭한 마음이 들면
‘내가 지금 섭섭한 마음을 일으키고 있구나’라고 비추어 보는 것이다.
섭섭한 마음을 느끼는 것이 각(覺)이고
그 마음을 비추어 보는 것이 조(照)이다.
그러고 나면 그 섭섭한 마음이 사라지고
섭섭해 하는 이유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예전부터 알던 사람을 찾아갔는데
잘 대해주리라 생각했건만 잘 대해주지 않아서 서운했다고 하자.
그 서운한 마음이 든 이유는
잘 대해주기를 바라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분노는 욕심으로부터 비롯된다.
기대하는 마음이 없으면 분노가 일어나지 않는다.
기대 때문에 분노가 일어나는 것이다.
자기 욕심으로 자기가 화를 내고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자기의 마음을 자기가 돌아보고 챙기는 것이 각조공부이다.
카리스마라는 말이 있는데 재능과 권위를 나타내는 것이다.
재능이 없으면 카리스마가 있을 수 없고
멸시를 받는다면 카리스마가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카리스마만 가지고 행복할 수는 없다.
자기의 마음을 자기가 통제할 수 있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각조공부를 하지 않으면 되지를 않는 것이다.
처음엔 화가 난 다음에 좀처럼 모른다.
자기가 화를 내는 줄을 모르는 것이다.
이 때 큰 사고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공부를 자꾸 하려고 노력하면
조금 있으면 알게 되고,
나중에는 더 빨리 알게 되고,
더 공부하면 화가 날려고 할 때 알게 된다.
화는 알고 나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빨리 알아서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전혀 화를 안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실제로는 마음을 챙기는 것이 빠른 사람이다.
처음에는 불이 난 다음에 불을 끄는데
나중에는 불이 조금 났을 때 끄고
나중에는 불이 날려고 하면 꺼버리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불이 난 것을 모르는 것이다.
일어나는 마음을 자꾸 챙겨보고 챙겨보면 소멸한다.
그래야 감정조절이 되는 것이다.
(모셔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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