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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방

느티나무 그리고 나

by 慧明花 2007. 8. 12.

      우두커니 서서 굵은 빗방울이 차가웁다, 눈물인지 빗물인지 환기가 온 전신을 스친다, 추워서 외투가 잠깐 생각이 난다, 돌자, 느티나무를 백팔번뇌 다 내려 놓을려고 백팔번을 더 돌고돌아 마음에게 물어 보지만 더 많은 번뇌들이 꼬리를 문다, 다 젖은 옷 우산하나에 고무 슬리퍼 어디서 날라든 거센 바람에 우산이 날아가 버렸지만 다시 주워와 치켜 던다,우산이 번뇌를 가둠일까 우산을 버릴까 바람따라 훨훨 날아가 버리도록 모두모두 버리자, 다행히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빗줄기가 장대같이 쏟아지는데 보는이 없어 다행이지 무엔가,눈아래 빼꼭히 들어선 시가지의 건물들 장대비 맞으며 엉거추춤 섰는 건물 속에도 수많은 희노애락이 잠겨 있으리라,
      산 건너편 골짜기엔 물안개가 자욱도 하다
      한폭의 동양화를 보듯.. 말이 없는 느티나무에게 물어 본다, 너는 무슨 생각으로 지금도 우두커니 서서 그렇게만 서 있는가 말없는 느티나무 말 없이 배우란다, 말없이 살자구...
      07,8,12/연향/비오는 산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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