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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방

조춘(早春) / 한용운

by 慧明花 2025. 2. 18.

 

 

조춘 (早春)

                                  _ 한용운 _

 

이른 봄 작은 언덕 쌓인 눈을 저어 마소

제 아무리 차다기로 돋는 움을 어이하리

봄 옷을 새로 지어 가신님께 보내고자.

 

새 봄이 오단 말가 매화야 물어보자

눈바람에 막힌 길을 제 어이 오단 말가

매화는 말이 없고 봉오리만 맺더라.

 

봄 동산 눈이 녹아 꽃뿌리를 적시도다

찬 바람에 못 견디던 어여쁜 꽃나무야

긴 겨울 내리던 눈이 봄의 사도(使徒)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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