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마음을 속이지 마라 不欺自心 (불기자심)
대학을 졸업하고 공부를 하던 한 청년이
해인사 백련암 성철스님(1912~1993)을 찾아갔다.
"스님,좌우명을 하나 주십시오,"
삼천배로 녹초가 된 청년에게 스님이 말했다.
"속이지 말그래이,"
굉장한 한말씀을 기대했던 청년을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툭 던지는
스님의 말에 실망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와? 좌우명이 그래 무겁나,
무겁거든 내려놓고 가거라,"
청년은 그 길로 머리를 깍고 출가를 했다.
성철스님이 입적할 때까지
꼬박 20년을 곁에서 모셨던 원택스님의 이야기다.
'불기자심 (不欺自心)'
'자기마음을 속이지 마라'는
본래 성철스님 자신의 화두였다
가끔 휘호로도 썼다고 한다.
백련암에는 성철스님이 쓴
이 휘호가 액자에 걸려 있다
한때 세상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기마음'을 속일 수는 없는 법.
'산은 산,물은 물' 과 함께
성철스님의 '불기자심'은
서릿발 같은 자기 성찰과
실천 행을 강조하는
죽비소리로 세상에 남았다.
조선 명종 때 문신이였던
임권의 좌우명이
'독처무자기(獨處毋自欺)' 였다.
'홀로 있는 곳에서도
자신을 속이지 마라' 라는 뜻이다.
유교 사서(四書)의 하나인
'대학에서는 이를'신독(愼獨)'이라고 했다
역시 '홀로(獨) 있을 때 삼가야 (愼)한다' 는 뜻이다.
조선 선조 때 유학자인
김집은 호가 신독재(愼獨齋)였다.
성경의 갈라디아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들어있다
'자신을 속이지 마라,
하나님은 조롱을 받지 않으시니 사람이 무엇을 심든지 그대로 거둘 것이다'
'심은 대로 거두리라'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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