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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방

샘물의 노래,원천부(原泉賦)

by 慧明花 2022. 3. 28.

◀샘물의 노래 원천부(原泉賦)▶

                              <南冥 曺植>

땅 송에 물이 있는 것은

천일(天一)이 북쪽에서 생기게 하기 때문이다

하늘에 근본을 둔 것은 다 함이 없나니

이 때문에 쉬임없이 흐르는 것이다

한 샘물이 솟아 나는 것을 보면 

길가에 고인 물과는 다르다

애초에는 졸졸 솟구치는 물에 불과하지만

천지를 다 적셔도 넉넉하다

근본이 없다면 그렇지 아니하리니

사람 몸에 피가 도는 것과 같다네

 

혹여 잠시라도 멈추게 되면

때로는 우주의 질서가 파괴되기도 하지만

곡신(谷神)과 같이 영원히 죽지 않으니

실로 기모(氣母)의 항해(抗瀣)와 같도다

그러므로 제사(祭祀)의 법전에서도 근본을 숭상하며

반드시 황하(黃河)에 먼저 제사하고 바다는 뒤로 하였다

공자(孔子)가 자주 물을 일컬었던 점을 생각하니

근본이 있다는 뜻으로 이해한 맹자(孟子)의 마음을 알만 하구나

웅덩이를 채우고 난 뒤에 흘러가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평소에 덕행(德行)을 쌓은 것이 마땅하리라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연구하는 것이

오묘한 이치에 도달하는 근본이 된다

 

온갖 이치가 다 본성(本性)에 갖춰져 있어

운용에 따라 모두가 활발해진다

필요에 따라 취하여 써도 남음이 있는 것이니

마치 물이 지하에서 솟아 나오는 것과 같다

작은 덕은 흐르는 냇물과 같고, 큰 덕은 무궁한 조화를 이루니

모두가 근본을 충실히 하는데서 오는 것이다

무궁한 조화의 덕은 광박(廣博) 심후(深厚)한 땅과 대비되니

만물의 다양함이 한가지 이치로 귀결이 된다

이는 지국한 정성이 자연스레 나타나는 것

은하수처럼 아득하여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도다

그 깊은 뜻 놓은 하늘 깊은 연못으로도 다 비유할 수 없어

다만 물고기가 자유롭게 뛰노는 것으로 비유하였다

큰 근원이 곤륜산(崑崙山)에서 발원하여

온 천지사방에 가득 퍼진다

 

큰 물결 하늘에 닿을듯이 도도히 흘러가면

결코 물 길을 바꾸거나 흐르게 할 수 없으며

태양이 땅을 태울듯이 강력히 내리쬐면

누가 한바가지 물로 그 기세를 꺾으랴

그래서 군자는 선(善)의 한 단서를 이루어 극진히 하나니

이 경우 근본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학문이란 쌓지 않으면 두터워지지 않으니

비 유컨데, 오줌을 받아놓고 바다를 묻는 것과 같다

진실로 신령한 뿌리가 마르지 않으면

천하를 적시고도 마르기 어려우리

덮어놓지 않는 샘의 차가운 물을 보라

아무리 퍼내어도 여전하지 않는가

 

경계하노니

마음으로 세상만사에 대응하면

온갖 물욕의 감정이 마음을 흔들고 돋운다

학문으로 근본을 삼으면

물욕의 감정이 마음을 흔들지 못한다

물욕의 감정에 빠져 버리면 근본이 없어지며

물욕의 감정에 흔들리면 쓰임이 없으지니라

경(敬)으로써 그 근원을 함양(涵養)하고

하늘의 법칙에 근본 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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