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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방

나를 보게 하소서

by 慧明花 2022. 4. 7.

 

◀ 나를 보게 하소서 ▶

하루를 걷다 보면

중도 보고

소도 보는 것이거늘

옹졸함에

중은 중이라 하고 소는 소라 말한다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못 들은 척

이것을 조정 못해 괴롭다

 

눈은 안으로 향하고

두 귀는

한쪽으로 듣고 한쪽 귀로 흘러라 했는데

 

밖으로 향한 눈은 저울 눈금만 보고

꼬부라진 낚시 귀는

나를 걸고넘어진다

 

내가 나를

이긴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암담한 가슴에

불 밝히는 일

안으로 눈 돌려 나를 보게 하는 것

 

__하영순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