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노산이 나란히 손 잡고, 친구와 내가 나란히 손잡고, 시인과 학당이 함께 하는 햇살이 곱게 나온 아름다운 휴일!
마음이 가는 곳에 기쁨이 있었다. 찬란한 풍경과 선비의 길을 걷는 학동들의 글읽는 소리가 노산을 덮을 것만 같은 느낌마져 든다. 또한, 박재삼님의 문학관에 들어서니 자연속에 자연스런 시인님을 뵙는양 가슴이 두근거린다. 고운 시향에 젖어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친구랑 환희심 벅차 오르다. 2020.07.26 삼천포에서 ^^*
호연재(浩然齋)의 주련(柱聯)
사서오경탐독재 (四書五經耽讀齋) 호연재는 사서오경을 탐독하는 서재다.
탁마인의예지신 (琢磨仁義禮智信) 어질고, 바르고, 예의와 지혜와 신의를 다듬고 닦아
불식말문팔문장 (拂拭末文八文章) 말문을 말끔히 떨어 없애고 팔문장에 이르니
호연지기개노산 (浩然之氣盖魯山) 하늘과 땅 기운이 노산을 덮었구나.
의협달도민족혼 (義俠達道民族魂) 정의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마음은 우리계레의혼이요.
향토신학요람재 (鄕土新學搖藍齋) 우리 향토에 신학문을 제일 먼저 배우게 한 곳이었다.
기미만세천지동 (己未萬歲天地動) 기미년 만세의 함성이 온 천지를 진동하고
실학동학흔연점 (實學東學欣然接) 실학과 동학이 자연스레 접한 학당이었다.
시인 박재삼님 시비
울음이 타는 가을 江
마음도 한자리 못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江을 보것네
저것봐 저것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다음 사랑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죽은 가을江을 처음 보것네
___박재삼 시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