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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의 일입니다. 미국여행 중 하룻밤 묵을 곳을 찾아 헤매다가 어떤 절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노스님 한 분이 저를 맞이했습니다. 만들어 주셨습니다. 저녁 공양을 잘 얻어먹고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노스님에게 있다는 듯이 격앙된 목소리로 불만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다. 이것도 고쳐야 하고 저것도 고쳐야 한다.... 그렇게 불평을 늘어 놓았습니다. 논두렁에 앉아 그 마음을 청정히 하면 그 사람이 중이고 그 논두렁이 절이라네. 이것이 불교야.” 마음이 깨끗한 자가 스님이고, 마음이 깨끗한 자가 머무는 곳이 법당이고, 그것이 불교라는 그 한마디가 저의 만 가지 분별을 끝내버렸습니다. 불상을 모신 기와집이 법당인 줄 알고, 그런 게 불교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때까지 불교 아닌 것을 불교라 생각하고 그것을 뜯어고치려고 애를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없는 꽃을 아무리 꺾으려 한들 결코 꺾을 수 없는 것처럼, 불교 아닌 것을 불교라 생각하고 고치려 들었으니 죽을 때가지 애써 봐야 될 수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윤리 도덕적인 고정관념의 상을 세우고 거기에 따라 옳고 그름을 재단하는 것은 괴로움을 자초하는 일입니다.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이 생기든지 미워하거나 원망할 일이 없습니다. 그가 내 마음을 오해해서 나를 미워할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이 세상 누구하고도 원수 질 일이 없고 미워할 일이 없습니다.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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