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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방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편지

by 慧明花 2025. 5. 1.

 

" 이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나는 오늘 이 삶을 지나가는 사람으로서,

  작은 고백 하나 남기고자 합니다. 매일 세수하고 단장하고, 거울 앞에서며 살아왔습니다.

 그런 모습이 '나'라고 믿었지만 돌아보니 그것은 잠시 머무는 옷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는 이 몸을 위해

 시간과 돈, 애정과 열정을 쏟아부었습니다. 아름다워지기를, 늙지 않기를, 병들지 않기를, 그리고 죽지

 않기를 바라며 말이죠, 하지만 결국 몸은 바람과 상관없이 살이 찌고, 병들어 늙고, 기억도 스르르 비켜

나가며 조용히 나에게서 멀어집니다.

 

이 세상에 진정으로 '내 것'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도, 자식도, 친구도, 심지어 이 몸뚱이조차 잠시 머물다 가는 인연일 뿐입니다.모든 것은

구름처럼 머물다 스치는 인연입니다. 미운인연도, 고운 인연도, 나에겐 주어진 삶의 몫이었습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면 풀어주십시오, 누가 해야 할 일이면 '내가 먼저' 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서십시오. 

억지로가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요,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오늘, 지금 하십시오. 당신 앞에 있는  

사람에게 당신의 온 마음을 쏟아주십시오.

 

울면 해결될까요?

짜증내면 나아질까요?

싸우면 이길까요?

 

이 세상의 일들은 저마다의 순리로 흐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흐름 안에서 조금의 여백을 내어주는 일

입니다. 조금의 양보, 조금의 배려, 조금의 덜 가짐이 누군가에겐 따뜻한 숨구멍이 됩니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세상을 다시 품게 하는 온기가 됩니다.

 

이에 나는 떠날 준비를 하며 이 말 한마디를 남기고 싶습니다.

" 정말 고맙습니다 "

 


내 삶에 스쳐간 모든 사람들, 모든 인연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세상에..

" 나와 인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들이 정말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

 

가만히 돌아보면서 이 삶은 감사함으로 가득 찬 기적 같은 여정이었습니다.

당신의 삶에도 그런 조용한 기적이 머물기를 바라며 이 편지를 마칩니다.

 

"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 "

<프란시스코 (1936 ~ 2025 )>

 

金剛經에 이르시길!

 

凡所有相 (범소유상)

皆是虛妄 (개시허망)

若見諸相非相 (약견제상비상)

卽見如來 (즉견여래)

 

[해설]

무릇 있는바 모든현상은 이것이 다 허망하니

진실상의 아닌줄을 알면 곧 여래를 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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