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상시방

그것은 모다 꿈이였지마는

by 慧明花 2025. 3. 7.

 

◀ 그것은 모다 꿈이였지마는 ▶


그것은 모두 수수께 끼였지마는 누님이

" 모른다 모른다하여도 도무지 모를 것은 , 사나이의 마음이야" 하시기에 나는 " 모른다 하여도 

도무지 모를 것은 나라는 <我>이올시다"

 

찌르릉__하는 소리는 건넌 산이 우렁차게 울림이로소이다.

동내(洞內)의 큰 북이 소리쳐웁니다. 동내의 두레패가 자지러지게 놉니다.

 

밤! 밤! 회적의 이 밤! 이 밤에 이 밤에 아,이 밤에 불이 또 붙는다 하오면 두고 가신 님의 속이 오죽

이나 타시오리까. 바지지 하느니 시악시의 마음이로소이다. 장명등, 발등걸이, 싸리불, 횃불, 불이야

쥐불_"듣기에도 군성수러운 통탕 매화포,

 

"가자__건너편으로" 마른 잔디밭에 불이 붙으오니, 무더기 불이 와르르 하고 일어납니다.

쥐불은 기어오르고

노루불은 뛰어오르고

파랑불

빨간불

호랑나비 나비불

사내 편

계집애 편

얼씨구 좋다 두둥실

 

"으아_쥐불이야" " 무어 막걸리에 열동이?" 붉은 입술, 연시보담 더 빨간 청춘의 뺨, 늙은이의 눈짓 

선머슴꾼의 너털웃음, 이 밤은 이렇게 모다 놀아나는데, 고갯짓 하는 홰나무의 속셈을 누가 알리오

 리까,   퍼지는 불길은 바다처럼 흐르고, 사람의 물결은 불붙듯 몰립니다.

 

벌불, 山불, "주봉(朱鳳) 메에 붙는 불이 "괴등형으로 치붙어..... 검은 하늘에는 날으는 불꽃, 또다시 

퉁탕 매화포, 고혹(蠱惑)의 누린 내음새,정열에 타오르는 불길, 피에 어린 어린 눈동자 미쳐서 

비틀거리고,두근 거리는 가슴은 올 듯이 뛰자!"

 

" 내 손을 잡아라 내 손을" 손에 손길, 불에 불길, "치마 꼬리가 풀어지네요!" " 대수....."

" 옷자락에 불이 붙네요~" " 대수....."  아픈 발을 적시어 뜁니다. "잡아라__쥐불 쥐불"

그것은 모두 꿈이었지마는 오늘이 쥐날인데 이상한 꿈도 꾸었다고, 누님이 탄식하시며 이야기하시던...

 

그것은 모다 꿈이었지마는 누님이 

"모른다 모른다 하여도 도무지 모를 것은, 사나이의 마음이야" 하시기에 나는 

"모른다 모른다 하여도 모를 것은 나라는 <나>이올시다 "

 

** 홍사용 시집에서 **

1900~1947년. 호는 로성(露省)이며 경기도 용인에서 출생, 휘문의숙을 졸업했으며

1921년「백조」 동인으로 출발하여 낭만주의 시절대표 시인이 되었다. 그 후 신극운동에

투신하여 '토월회' 동인과 극작가로도 활동, 저서에 시, 수필, 회상기등이 있음.

 

'영상시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이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더라  (60) 2025.03.11
꿈이라면 / 한용운  (8) 2025.03.09
학문은 배우고 익히면 될 것이나..  (35) 2025.03.05
좋은 생각  (32) 2025.02.27
공자曰, 세 번 생각하고 말하라  (26) 202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