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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방

가을엔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by 慧明花 2018. 10. 27.





가을엔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용혜원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이 가을이 떠나버리기 전에

내가 먼저 떠나고 싶습니다.


삶이 빈 껍질처럼 느껴져

쓸쓸해진 고독에서 벗어나

그대를 사랑하고 싶습니다.


그리움으로 피멍이 들었던 마음도

훌훌 벗어 던지고

투명한 하늘빛 아래

넋 잃은 듯 취하고 싶습니다.


간들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에

몸부림치도록 고통스럽던 마음을

하나도 남김없이 날려보내고 싶습니다.


늘 비질하듯 쓸려나가는 시간 속에

피곤도 한 구석으로 몰아넣고

한가롭게 쉬고 싶습니다.


머무르고 싶은 곳

머무르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랑에 나도 물들고 싶습니다.

내 혼을 쏙 빼 놓을 정도로

곱게 물든 낙엽들이

온 몸을 투신하는 이 가을엔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__외로울 때 누군가 곁에 있어준다면__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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