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글방

아이들이 떠나간 쓸쓸한 둥지

by 慧明花 2018. 9. 26.



할배 할매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가끔 고개를 높이 들고서

하늘을 올려다보는게 전부입니다


 아이들이 즐거움 가득주고

떠난다며  조잘대는 인삿말에

"오냐,오냐, 다음에 또 오렴

조심해서 가거라"


소멧자락으로 눈가를 훔치며

콧물인지 눈물인지 얼굴 가리는 할매,


애궂은 하늘만 바라봅니다

덩달아서 할배도

두둥실 떠가는 하얀구름만이

할배 마음을 알아주는양

들리지 않는 실오라기 같은 목소립니다


"언제 또 보노? "


시끌벅적이고 분주한 한가위가

이제 막을 내리나봅니다.


모두가 떠나간 빈 둥지는, 늙은

할배할매가 무언으로 대청소에 들어갑니다

차마 목구멍에서 차오르는 말

다 하지 못한체 ...


2018.추석 연휴 마지막날에

(慧明花)



'자작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잎이 곱게 물드는 밤  (0) 2018.10.07
응석사의 초가을  (0) 2018.10.04
꽃무릇(상사화)  (0) 2018.09.19
백운의 밤  (0) 2018.08.13
일박이일  (0) 2018.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