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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방

포대화상과 빈집의 약속 / 문태준

by 慧明花 2020. 5. 1.




여행이란?

단순 못 본 곳을 보는것만 아니라

또 다른 나를 발견합니다

무거웠던 짐 잠시 내려 놓구요

풍경에서 젖어드는 내 맘은

황홀까지합니다

언니 이리와요~풍경담아요

하롱베이 뽀뽀바위입니다

바위가 뽀뽀를 하니 내 맘도

뽀뽀가 하고 싶어집니다

우스워요?  아닙니다

진정 맞는 말이랍니다

오늘 시집들을 뒤적이다가

눈에 띈 좋은 글 한편 소개할까합니다


빈집의 약속 / 문태준


마음은 빈집 같아서

어떤 때는 독사가 살고  어떤 때는 청보리밭 너른 들이 살았다

볕이 보고 싶은 날에는 개심사 심검당 볕 내리는 고운 마루가 들어와 살기도 하였다

어느 날에는 늦 눈보라가 몰아쳐 마음이 서럽기도 하였다


겨울 밤이 방 한켠에

묵은 메주를 매달아 두듯 마음에 봄 가을 없이 풍경들이 들어와 살았다

그러나 하릴없이 전나무 숲이 들어와 머무르는 때가 나에게는 행복하였

수십 년 혹은 백 년 전부터 살아온 나무들 천둥처럼 하늘로 솟아 오른 나무들

뭉긋이 앉은 그 나무들의 울울창창한 고요를 나는 미륵들의 미소라 불렀다

한 걸음의 말도 내 놓지 않고


오롯하게 큰 침묵인 그 미륵들이 잔혹한 말들의 세월을 견디게 하였

그러나 전나무 숲들이 들어앉았다 나가면 그 뿐!


마음은 늘 빈 집에서 마음 안의 그 둥그런 고요가 다른 것으로 메워졌다

대나무가 열매를 맺지 않듯  마음이란 그냥 풍경을 들어앉히는 착한 사진사 같은것

그것이 빈집의 약속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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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을 맞이했건만

마음은 시인처럼 빈 맘입니다

어쩌죠?

아름다운 날들과 연휴를요!!

코로나19 덕분에 지난 수첩만 뒤적입니다

에~~~효!

아까워라!

2020.05.01




◀ 포대화상의 걸림없는 삶▶


我有一布袋  (아유일포대)   虛空無가애  (허공무가애)

全開辨宇宙  (전개변우주)   人時觀自在  (인시관자재)


나에게 하나의 포대가 있는데  텅 비어 있으니 걸림이 없다

펼치면 우주에 두루하여 자유롭게 드나드네


포대(布袋?~916) 화상은

미륵 부처님의 화신이라고 알려져 있다

포대하나로써 법을 설하고

중생들에게 깨우침을 주는 매우 톡특한 사람이다

평생동안 온 천지를 돌아다니며 거지행세를 하다가

뒷날 중국 명주(明州)의 악림사(嶽林寺)에서

열반에 들었다고 전한다

몇 수의 시가 있는데  이 글이 가풍을 잘 드러낸다


포대를 이야기하면서

내용은 자신의 정신 세계를 의미하고 있다

'나에게 포대가 있다' 는 것은

무한 광대한 자신의 마음이다


허공처럼 텅 비고 넓다

걸릴 것이 없다

이 우주에 꽉 차고도 남는다

그래서 자유자재하게 드나든다

삶에 걸리는 것이 없다

자신이 이미 저 드넓은 우주와 하나가 되어 있다

유유자적하며 소요자재하다

세상에 무엇이 있어서 그를 장애하겠는가

대 자유다

툭 터진 무한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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