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맑으니 바람도 맑고
내 마음도 맑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으로 잘 익은
그대의 목소리가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
한잎 두잎 나뭇잎들이 물들어
떨어질 때마다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한잎 두잎 익어서 떨어집니다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어서 조용히 웃으며 걸어오십시오
낙엽 빛깔 닮은
커피 한잔 마시면서
우리,사랑의 첫 마음을
향기롭게 피워 올려요
쓴 맛도 달게 변한 오랜 사랑으로 자축해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펐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
__이해인 수녀님 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