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論介)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 깊고,
불붙은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보다도 더 붉은
그 물결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마음 흘러라.
아릿답던 그 아미(娥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위에
양귀비꽃보다 더 붉은
그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마음 흘러라.
신생활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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