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한창이던 일요일, 시흥 관곡지에 다녀왔습니다.
연잎들은 가는 줄기로도 중심을 잘 잡고, 넓고 동그란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며 살랑살랑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계절이 이른지, 연꽃들은 몇군데에 일부만 개화했더군요.
연 꽃
처음엔,
볼 때마다 웃길래 웃음이 많은 연꽃인 줄 알았습니다.
자주 말을 걸길래 말이 좀 많은 연꽃인 줄 알았습니다.
사실은 그러는 연꽃이 싫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엔,
그 웃음이 좋아서 일부러 부딪히고 우연처럼 가장했지요.
그 목소리 그리워서 일부러 찾아가 우연처럼 행동했지요.
뻔한 연기에도 모른 척 잘도 속아줬지요.
천 년 세월이 흐르면 돌고 돌아 또 다시 만난다 하지요.
끝내 하지 못한 한마디 할 기회가 또 다시 온다고 하지요.
오늘은 우연처럼 관곡지를 찾아가
잊혀진 기억 속의 웃고 있는 그 연꽃을 바라봅니다.
출처 : 키달아찌 세상
글쓴이 : 키달아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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