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꾸러기 사랑 초
제가 사랑하는 화초 중 잠이 제일 많은 애가 사랑초랍니다, 아침 6시 밥을 짓다 말고 화초들에게
아침문안 하는데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사랑초 애들을 사진에 담아봅니다.
빨래는 세탁기에 부탁을 해 놓고, 사부작 사부작 설겆이를 해 놓고는 나를 찾아 나서는 길입니다.
불두화가 서서히 얼굴을 내밀었어요, 영산홍도 울긋불긋 앞다투어 피기 시작합니다. 정말 화려해요.
저도요, 저도요! 겨울잠에서 깨어난 철쭉꽃들도 보란 듯이 속삭입니다. 나! 어때? 이쁘지?
긴 겨울잠 잘 잤노라며 크게 기지개를 켜고는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합니다. 힘차게 말이에요.
그러게요, 비록 돌 틈에서 비좁게 태어났지만 길 객들이 절 그냥 놔두질 않아요, 저도요, 멋있고
아름다운 봄 애랍니다. 심심찮게 꿀벌들이 살포시와 놀다가고요, 어떨 땐 얼굴이 간지럽기도 해요.
꽃잔디만 꽃이 든가요, 나 파마머리 수양버들아씨도 꽃이 피었답니다. 향기도 고와요.
잔디 꽃밭속에서 민들레 한 가족이 호강을 하는군요, 옛날 부모가 딸내미 시집 잘 보내서 꽃길만
걷게 했다든가요, 아래 애는 작약입니다. 꽃봉오리가 맺혀있어요, 조만간 필 것 같아 다시 와야죠.
무엇이 그리도 그리워서 아직도 강가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건가요? 애 닯은 갈대숲에서 작가
선생은 마음이 아파옵니다. 오늘 강건너 돌다리 예정했지만, 강물이 얕아서 다음으로 미루고...
와~! 이제사 일어나셨네, 울 사랑초 예삐님!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 어서 아침식사를 해야죠,세월은
잘도 갑니다.사월도 어느덧 하반기에 들어서는데요, 짧은 시간 예쁜 봄, 마음껏 즐기자구요. (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