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방

사라지는 침묵 속에서

慧明花 2021. 4. 22. 21:48

꽃이 질 때

노을이 질 때

사람 목숨이 질 때

 

우리는 깊은 슬픔 중에도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지혜를 배우고

이웃을 용서하는

겸손을 배우네.

 

노래 부를 수 없고

웃을 수 없는 침묵 속에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기도를 배우고,

자신의 모습을 깊이 들어다 보는

진실을 배우네.

 

모든 것이 사라지는

고요하고 고요한 찰나에

더디 깨우치는

아름다운 우매함이여.

 

__이해인 수녀님 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