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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후집 제63장/달빛은 연못을 비추되 물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慧明花 2019. 11. 25. 04:00




古德云, 竹影掃階塵 不動 月輪穿沼水無痕

고덕운, 죽영소계진 부동 월륜천소수무흔


吾儒云, 水流任急境常靜 花落雖頻意自閒

오유운, 수류임급경상정 화락수빈의자한


人常持此意 以應事椄物 身心何等自在

인상지차의 이응사접물 심신하등자재


옛날 고승(高僧)이 이르시길

' 대나무 그림자가 뜰을 쓸되 티끌은 움직이지 아니하고

달 그림자가 연못을 뚫되 물에는 흔적이 없네' 라 하였느니라.

또 우리 유학자가 말하기를

" 물의 흐름이 아무리 급해 그 둘레는 언제나 고요하고

꽃의 떨어짐은 비록 작지만 마음은 스스로 한가하네' 라고 하였다


사람이 항상 이런 뜻을 가지고 일에 임하고

물건에 접한다면 몸과 마음이 얼마나 자유자재로우랴


[해설]


방랑시인으로 유명한 김삿갓은 자탄(自嘆)이란 시에서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 마음으로 되지않는 부귀공명 따위는 원하지도 않고

靑雲難力致非願 (청운난력치비원)


백발이 되는 건 오직 공도(公道)이니 슬퍼하지 않겠다

白髮惟公道不悲 (백발유공도불비)


고향 그리는 꿈을 꾸다가 문득 놀라서 깨니

警罷還鄕夢起坐 (경파환향몽기좌)


삼경에 두견새 남쪽에서 슬피 우누나

三更越鳥聲南枝 (삼경월조성남지) '


이런 경지에 까지 이른다면 제 아무리 모진 바람이

불어와도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