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방

고독을 위한 의자

慧明花 2018. 11. 29. 22:18




홀로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 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어다볼 수 있으므로,




여럿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속에 헤아려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 할 일

안 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식의 소리에

더 깊이 귀 기울일 수 있으므로,



그래,

홀로있는 시간이야 말로

내가 나를 돌아보는 시간

여럿속의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


고독 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




__이해인님의 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