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방

11월의 시

慧明花 2018. 11. 25. 20:18






11월의 시...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을 떠나는 모습

독약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도 어디를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입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